제약바이오. 무슨 말인지부터

제일약품(271980)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소개

M J 2021. 6. 4. 00:00

1. 제약/바이오 섹터 현황(2021년 5월 말 기준)

올해 들어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소외받고 있는 섹터는 제약/바이오라 할 수 있겠다. 이유야 작년에 이미 많은 것을 반영 해 올랐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겠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주 매력도 하락, 높은 기대수익률을 추구하는 단기 투자자들의 대체재로 비트코인, SPAC에 돈이 몰린 것도 큰 원인이라 판단한다. 주식시장 자체도 최근 주도주가 언택트에서 컨택트로 넘어오면서, 컨택트 카테고리에서도 제약/바이오는 설 자리가 없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쉬고 있을 때 열심히 공부해 놓는 것이 투자 관점에서는 큰 기회이다. 여전히 국내 제약/바이오는 심리가 많이 좌우하는 섹터이기에 비트코인이나 SPAC 처럼 투기의 성격이 강한 섹터이지만, 부침을 겪을수록  실현 가능성 높은 전략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기업들에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옥이고 석인지 미리미리 공부해두자. 

오늘 알아볼 기업은 제일약품(271980)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라는 회사다.

2. 온코닉테라퓨틱스 계열사 현황

회사명 투자지분현황 비고
지배기업 제일파마홀딩스(주) 제일헬스사이언스(주) 92.4%, 제일앤파트너스 100.0%,        제일약품(주) 49.24% 상장
종속기업 제일약품(주) 온코닉테라퓨틱스(주) 67.75%(상환전환우선주 포함) 상장
제일헬스사이언스(주) 제일에이치앤비(주) 49.1% 비상장
제일앤파트너스(주)   비상장
관계기업 제일에이치앤비(주)   비상장(휴업상태)
자회사 종속기업 온코닉테라퓨틱스   비상장

[표1. 온코닉테라퓨틱스 주요 계열사와 지분 현황]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파마홀딩스 계열 내 제일약품이 지분 67.75%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다. 보통주에 대한 지분율은 86.51%이며, 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벤처금융으로부터 2021년 2월 투자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3. 온코닉테라퓨틱스 소개

제일약품 공시에 따르면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0년 5월 7일 연구개발 전문회사로 설립됐고, 초기 제일약품이 100% 출자했다. 기존 제일약품이 연구 개발하고 있는 과제들 중 파이프라인 일부를 가져와 분사했다. 이렇게 스핀오프 형태로 바이오벤처 회사가 떼어져 나오면 벤처금융의 투자 지원을 원할히 받을 수 있어 모회사 입장에서 긍정적이다. 벤처 금융에 투자를 받으면 지분 희석 우려가 있으나, 훗날 유통시장 상장을 통해 더 높은 지분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고, 벤처금융 입장에서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받게 되기 때문에 윈윈(win-win)하는 구조라 할 수 있겠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 Only) 회사이다. NRDO는 2019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브릿지바이오(288330)가 상장하면서 유통시장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NRDO는 외부로부터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해 임상시험 개발을 하는 사업모델이라 할 수 있다. 초기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로부터 도입해서 임상 개발부터 시작하기에 신약 개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독자적으로 후보물질 개발 능력에 의구심을 받기 때문에 NRDO 기업들은 독자적인 연구 능력을 외부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며, 기술특례 상장 시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기술도입이 제일약품이었다는 점에서 순수 NRDO 회사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제일약품도 온코닉으로 기술 이전한 물질이 외부에서 들여왔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이 부분은 좀 더 보완 분석해야 할 사항이다.

 

4. 두 번의 자금 유치, Series A pre-value 700억 원!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0년 11월 첫 자금 유치를 받았다. 보통주 신주 7,600주가 늘었는데 이 때는 큰 규모가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후 올해 초 벤처금융으로부터 Series A 투자를 받게 되었는데, Pre-value 700억에 총 275억 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에스앤피혁신기술 1호 투자조합이 75억 원을 출자했으며, 프리미어글로벌이노베이션 2호 외 4곳이 총 200억 원을 출자했다.

Series A에서 Pre-value 700억 원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동사의 신약 가치를 인정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워낙 풍부해진 자금시장 유동성도 한 요인이겠으나, 벤처 금융 입장에서는 훗날 추가 투자로 인한 지분 희석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파이프라인 가치의 잠재력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시기 내용 출처
2020년 5월 7일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 동사 홈페이지
2020년 11월 제일약품으로부터 항앙제 특허 양수 CEO스코어데일리 기사(2020년 11월 18일자)
2020년 11월 7,600주 신주 발행 더벨 기사(2020년 11월 23일자)
2020년 12월 JPI-547 FDA 희귀의약품 신청 파이낸셜뉴스 기사(2020년 12월 28일자)
2021년 1월 29일 에스앤피혁신기술 1호 투자조합 75억 출자 머니투데이 기사(2021년 3월 26일자)
2021년 2월 24일 프리미어글로벌이노베이션 2호 외 4곳 총 200억원 출자. Pre 700억원 머니투데이 기사(2021년 3월 26일자)
2021년 3월 JPI-547 FDA 췌장암 치료제 희귀의약품 지정 더벨 기사(2021년 4월 6일자)
2021년 6월 JPI-547 임상1상 결과 미국임상종약학회 발표 예정 뉴시스 기사(2021년 5월 25일자)
2021년 6월 JPI-547 식약처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 지정 뉴시스 기사(2021년 6월 3일자)

[표2. 온코닉테라퓨틱스 주요 연혁]

5. JPI-547, 췌장암 치료제 희귀 의약품 지정

 

2020년 11월 모회사 제일약품으로부터 항암제 관련 특허를 양수했다. 특허는 PARP-1, 탄키라제-1 저해 활성을 갖는 트리사이클릭 유도체 화합물에 관한 내용이다. 이는 현재 동사가 개발하고 있는 항암제 후보물질 JPI-547과 관련된 것으로, 이 후보물질은 2020년 12월 FDA 희귀 의약품 신청을 거쳐, 올해 3월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았고 6월 국내에서 개발 단계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현재 동사가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JPI-547은 현재 국내와 미국 임상1상을 마친 상태로, 최근 발간된 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상반기가 한 달이 채 안 남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딜레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2상 진입 후 임상을 거쳐 성공할 시 패스트트랙으로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임상 2상 진입 이벤트는 동사 기업 가치에 큰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후보물질인 JP-1366은 국내와 유럽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며, 임상 2상을 완료하고 올해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림1. 온코닉테라퓨틱스 파이프라인. 출처: 동사 홈페이지

6. 결론: 제일약품의 신약가치는 온 코닉으로부터 나올 것이다.

이번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파이라인을 떼어 스핀오프 방식으로 회사를 분할하는 방식이 기존 국내 제약사들의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란 점이다. 벤처금융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할 수 있고,  자금 조달을 통해 원활한 임상 진행으로 인해 자회사 잠재 가치 상승, 자회사 상장 시 지분 가치 부각 등이 그 근거라 할 수 있겠다.

 

제일약품은 작년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하면서, 신약 가치가 부각되며 2020년 11월 한 때 119,00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현재 2021년 6월 3일 기준 44,15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6,492억 원이다. 여느 제약/바이오 섹터 내 기업들처럼 올해 내내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인데, 주가 상승 모멘텀은 아마 JPI-547의 임상2상 개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파이프라인 소개와 기전 등은 후속 글에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