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271980)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소개
1. 제약/바이오 섹터 현황(2021년 5월 말 기준)
올해 들어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소외받고 있는 섹터는 제약/바이오라 할 수 있겠다. 이유야 작년에 이미 많은 것을 반영 해 올랐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겠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주 매력도 하락, 높은 기대수익률을 추구하는 단기 투자자들의 대체재로 비트코인, SPAC에 돈이 몰린 것도 큰 원인이라 판단한다. 주식시장 자체도 최근 주도주가 언택트에서 컨택트로 넘어오면서, 컨택트 카테고리에서도 제약/바이오는 설 자리가 없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쉬고 있을 때 열심히 공부해 놓는 것이 투자 관점에서는 큰 기회이다. 여전히 국내 제약/바이오는 심리가 많이 좌우하는 섹터이기에 비트코인이나 SPAC 처럼 투기의 성격이 강한 섹터이지만, 부침을 겪을수록 실현 가능성 높은 전략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기업들에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옥이고 석인지 미리미리 공부해두자.
오늘 알아볼 기업은 제일약품(271980)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라는 회사다.
2. 온코닉테라퓨틱스 계열사 현황
회사명 | 투자지분현황 | 비고 | |
지배기업 | 제일파마홀딩스(주) | 제일헬스사이언스(주) 92.4%, 제일앤파트너스 100.0%, 제일약품(주) 49.24% | 상장 |
종속기업 | 제일약품(주) | 온코닉테라퓨틱스(주) 67.75%(상환전환우선주 포함) | 상장 |
제일헬스사이언스(주) | 제일에이치앤비(주) 49.1% | 비상장 | |
제일앤파트너스(주) | 비상장 | ||
관계기업 | 제일에이치앤비(주) | 비상장(휴업상태) | |
자회사 종속기업 | 온코닉테라퓨틱스 | 비상장 |
[표1. 온코닉테라퓨틱스 주요 계열사와 지분 현황]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파마홀딩스 계열 내 제일약품이 지분 67.75%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다. 보통주에 대한 지분율은 86.51%이며, 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벤처금융으로부터 2021년 2월 투자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3. 온코닉테라퓨틱스 소개
제일약품 공시에 따르면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0년 5월 7일 연구개발 전문회사로 설립됐고, 초기 제일약품이 100% 출자했다. 기존 제일약품이 연구 개발하고 있는 과제들 중 파이프라인 일부를 가져와 분사했다. 이렇게 스핀오프 형태로 바이오벤처 회사가 떼어져 나오면 벤처금융의 투자 지원을 원할히 받을 수 있어 모회사 입장에서 긍정적이다. 벤처 금융에 투자를 받으면 지분 희석 우려가 있으나, 훗날 유통시장 상장을 통해 더 높은 지분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고, 벤처금융 입장에서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받게 되기 때문에 윈윈(win-win)하는 구조라 할 수 있겠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 Only) 회사이다. NRDO는 2019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브릿지바이오(288330)가 상장하면서 유통시장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NRDO는 외부로부터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해 임상시험 개발을 하는 사업모델이라 할 수 있다. 초기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로부터 도입해서 임상 개발부터 시작하기에 신약 개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독자적으로 후보물질 개발 능력에 의구심을 받기 때문에 NRDO 기업들은 독자적인 연구 능력을 외부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며, 기술특례 상장 시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기술도입이 제일약품이었다는 점에서 순수 NRDO 회사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제일약품도 온코닉으로 기술 이전한 물질이 외부에서 들여왔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이 부분은 좀 더 보완 분석해야 할 사항이다.
4. 두 번의 자금 유치, Series A pre-value 700억 원!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0년 11월 첫 자금 유치를 받았다. 보통주 신주 7,600주가 늘었는데 이 때는 큰 규모가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후 올해 초 벤처금융으로부터 Series A 투자를 받게 되었는데, Pre-value 700억에 총 275억 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에스앤피혁신기술 1호 투자조합이 75억 원을 출자했으며, 프리미어글로벌이노베이션 2호 외 4곳이 총 200억 원을 출자했다.
Series A에서 Pre-value 700억 원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동사의 신약 가치를 인정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워낙 풍부해진 자금시장 유동성도 한 요인이겠으나, 벤처 금융 입장에서는 훗날 추가 투자로 인한 지분 희석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파이프라인 가치의 잠재력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시기 | 내용 | 출처 |
2020년 5월 7일 |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 | 동사 홈페이지 |
2020년 11월 | 제일약품으로부터 항앙제 특허 양수 | CEO스코어데일리 기사(2020년 11월 18일자) |
2020년 11월 | 7,600주 신주 발행 | 더벨 기사(2020년 11월 23일자) |
2020년 12월 | JPI-547 FDA 희귀의약품 신청 | 파이낸셜뉴스 기사(2020년 12월 28일자) |
2021년 1월 29일 | 에스앤피혁신기술 1호 투자조합 75억 출자 | 머니투데이 기사(2021년 3월 26일자) |
2021년 2월 24일 | 프리미어글로벌이노베이션 2호 외 4곳 총 200억원 출자. Pre 700억원 | 머니투데이 기사(2021년 3월 26일자) |
2021년 3월 | JPI-547 FDA 췌장암 치료제 희귀의약품 지정 | 더벨 기사(2021년 4월 6일자) |
2021년 6월 | JPI-547 임상1상 결과 미국임상종약학회 발표 예정 | 뉴시스 기사(2021년 5월 25일자) |
2021년 6월 | JPI-547 식약처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 지정 | 뉴시스 기사(2021년 6월 3일자) |
[표2. 온코닉테라퓨틱스 주요 연혁]
5. JPI-547, 췌장암 치료제 희귀 의약품 지정
2020년 11월 모회사 제일약품으로부터 항암제 관련 특허를 양수했다. 특허는 PARP-1, 탄키라제-1 저해 활성을 갖는 트리사이클릭 유도체 화합물에 관한 내용이다. 이는 현재 동사가 개발하고 있는 항암제 후보물질 JPI-547과 관련된 것으로, 이 후보물질은 2020년 12월 FDA 희귀 의약품 신청을 거쳐, 올해 3월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았고 6월 국내에서 개발 단계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현재 동사가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JPI-547은 현재 국내와 미국 임상1상을 마친 상태로, 최근 발간된 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상반기가 한 달이 채 안 남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딜레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2상 진입 후 임상을 거쳐 성공할 시 패스트트랙으로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임상 2상 진입 이벤트는 동사 기업 가치에 큰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후보물질인 JP-1366은 국내와 유럽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며, 임상 2상을 완료하고 올해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6. 결론: 제일약품의 신약가치는 온 코닉으로부터 나올 것이다.
이번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파이라인을 떼어 스핀오프 방식으로 회사를 분할하는 방식이 기존 국내 제약사들의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란 점이다. 벤처금융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할 수 있고, 자금 조달을 통해 원활한 임상 진행으로 인해 자회사 잠재 가치 상승, 자회사 상장 시 지분 가치 부각 등이 그 근거라 할 수 있겠다.
제일약품은 작년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하면서, 신약 가치가 부각되며 2020년 11월 한 때 119,00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현재 2021년 6월 3일 기준 44,15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6,492억 원이다. 여느 제약/바이오 섹터 내 기업들처럼 올해 내내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인데, 주가 상승 모멘텀은 아마 JPI-547의 임상2상 개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파이프라인 소개와 기전 등은 후속 글에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