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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뱅크(323410), 밸류에이션보다 받아 줄 수요가 있다는 게 더 중요하다
    공모주. 청약부터 매매까지 2021. 7. 20. 13:08

    1. 빅 딜! 빅 딜!

    카카오뱅크(323410) 기관 수요예측이 오늘(7월 20일)부터 내일(7월 21일)까지 진행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33,000~ 39,000원이며, 시가총액은 15.6 ~ 18.6 조 원, 총 공모액 규모는 2.2 ~ 2.6 조 원에 이르는 빅 딜이다. 바로 직전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공모 규모 8,779억 원의 빅 사이즈 딜에 실적 고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모가(52,000원) 대비 상회하는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흥행했다. 카카오뱅크는 상대적으로 더 큰 딜이지만, 장외에서 82,500원(38커뮤니케이션 기준)에 최근 거래되고 있고,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다는 점이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라 판단한다. 

    2. 뜨거운 감자: 밸류에이션. 논란이 있으나 올해/내년 실적은 중요하지 않다.

    그림 1. '21년 7/19 종가 기준 국내 은행주와 카카오뱅크 공모가상단 시총 비교

    카카오뱅크의 상장과 관련해서 항상 따라오는 논란거리가 있다. 시중 은행들과의 기업 가치 비교에서 카카오뱅크는 너무 비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희망 공모가 상단이나 하단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KB금융, 신한지주에 이어 3위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시총 3위에 해당할 만큼의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림 2.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의 '21, '22년 순이익 컨센서스

    카카오뱅크를 제외한다면 우리나라 시중 은행주들은 이익 규모에 따라 시가 총액 순위도 결정된다. 증권사(메리츠, 대신, 유진투자증권 3사)에서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21년 기준 약 2,260억 원, '22년은 3,337억 원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실적 전망 데이터가 존재하는 시중 은행주들 중 최하위에 해당한다.

     

    카카오뱅크는 사실 당장 올해, 내년 실적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향후 공모 자금이 유입된 이후, 규모의 경제가 활성화되는 시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 시기가 언제인지를 판단하고, 그 시기가 도달했을 때 어떤 회사가 돼 있을지 판단하는 게 더 중요하다. 

    3. 각 증권사 의견: 공모가 기준 고평가가 지배적

    그림 3. 카카오뱅크의 각 증권사 의견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단 4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공통적인 시각은 현재까지의 성장에 대해서는 인정하나, 향후 카카오뱅크가 규모의 경제가 형성될 시기가 도래한다 하더라도 ROE가 10%를 넘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가 이번 공모를 통해 2.5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되고, 이 자본을 활용해 주택담보대출과 중금리 사업 대출을 본격화되고 잘 안착한다 하더라도 ROE 10%를 달성하는데 3~4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기업 가치에 대해 정확히 수치로 제시한 증권사는 메리츠 증권과 SK증권이다. 메리츠 증권은 15.5조 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동사 공모가 하단 시총 15.7조 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공모가 하단으로 결정된다 하더라도, 청약자들이 초과 이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SK증권은 4개 증권사 중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Cost-Income ration이 장기적으로 30%를 하회해 타 은행들 대비 압도적이며, '25년 자산은 68.9조 원으로 연평균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일하게 ROA를 언급했는데, 현재 카카오뱅크의 ROA는 0.82%로, 타 은행업종 0.51%를 상회하며, 장기적으로는 1.0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4. 단기적으로 수급 환경은 긍정적

    향후 공모주로서 카카오뱅크 수급 변수는 2가지이다. 첫 번째는 공모 후 주주들의 구성 변화이다. 1) 우리사주 청약률(중립 or 부정적) 2) 기관 확약 비중(중립 or 긍정적), 3) 유통 가능한 기존 주주들의 카카오뱅크에 대한 수익 회수 방침(중립 or 긍정적)이다.

    우리사주 청약률은 지난번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처럼 의무 배정(유가증권 상장시 20% 의무 배정) 이슈 때문에 청약 미달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 임직원은 880명이며, 배정물량은 총 1,309만 주이다. 인당 평균 14,875 주를 배정받아야 하며 필요한 자금은 5억 8,000만 원 수준으로 부담스럽다. 평균 2억 원 수준으로 청약한다 하더라도 859만 주는 미달이 발생한다. 이 부분은 개인 청약자와 기관투자자들이 받게 되는데, 1년 확약 물량이 유통되는 상황이 되므로 수급에 부정적이다. 다만, 이 정도 물량이 추가로 풀린다 해도 원래 유통물량이 1억 2,800만 주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사주 미청약 물량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공모에 참여하는 기관 확약 물량은 긍정적이나, 전체 유통 물량이 5조 원에 달하는 만큼 확약 비중이 50% 정도는 돼야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예수가 걸리지 않은 기존 주주들의 입장이다. 유통가능한 기존 주주 물량은 75,965,645 주이며, 이중 9,327,521주는 소액주주 물량이다. 2021년 4월 15일 기준 전체 주주수는 3,468인이며, 이 중 소액주주는 3,456인이다.

    소액 주주가 가진 물량은 상장 초 자체 락업일 가능성이 있다. 공모가가 39,000원에 결정된다 하더라도 소액주주의 평단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첫날부터 많은 손실을 감당하고 매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나머지 12인은 카카오를 비롯한 대규모 법인일 가능성이 높은데, 약 66,638,124주에 해당된다. 카카오뱅크와 우호적인 관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확정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로 투매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즉, 기존 주주들은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현재 형성된 장외주가 사이의 지지선과 저항선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림 4. 카카오뱅크 장외 주가 추이(시가총액: 33.8조 원)

     

    두 번째는 KOSPI 200 특례 편입과 MSCI Korea 지수 편입이다. 1억 2,832만 주에 해당하는 유통물량을 받아줄 수 있는 주체가 확실히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무조건 긍정적이다. KOSPI 200 특례 편입은 이전 에스디바이오센서에서 살펴봤듯, 시가총액 8조 원이 KOSPI 50위권이라는 점에서 거의 확정적이다. MSCI 지수 조기 편입은 메리츠증권 은경완 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상장 첫날 또는 둘째 날 최소 시가총액(최근 추정 3조 원)을 상회하고, 유동 시가총액이 최소 시가총액의 50%의 1.8배(약 2.7조 원)를 상회해야 한다고 한다. 시가총액 부분은 당연히 통과하는 부분이고 유동 시가총액 부분은 기관 확약 물량이 어느 정도가 될지 미지수이나 개인 청약 물량(25,362,500주)과 기존 주주 물량(75,965,645주)에 주가 30,000원을 고려해도 3조 원을 넘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거의 확정적이다.

     

    5. 결론: 공모주는 수급이 우선. 받아줄 수요가 확실히 있다는 점이 중요 

    카카오의 밸류에이션과 그에 상응하는 펀더멘털을 갖추어갈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상존하는 것은 분명한 팩트이다. 하지만, KOSPI 200과 MSCI 지수 조기 편입도 확정적이다. 결국 수급과 펀더멘털의 싸움이라 할 수 있는데, 공모주는 역시 수급이 더 중요하다. 은행섹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부정적이지만, 이 부분은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후 보여주어야 할 과제라고 판단하며, 공모주로서 지금 당장 투자자들이 고민할 부분은 아니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입장에서는 무리할 필요는 없다. 충분히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모가 상단 39,000원에 미확약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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