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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비엘바이오_298380_뇌를 향한 이중항체 혁신
    계량분석. 펀더멘털까지 2025. 5. 7. 09:53

    1. 회사 개요 및 Grabody 플랫폼 기술

     

    에이비엘바이오(ABL Bio)는 이중항체 전문 바이오텍으로, 한 개의 항체로 두 가지 표적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 플랫폼을 개발해 왔습니다. ‘16년 설립 이후 항암 면역치료와 퇴행성뇌질환 치료를 모두 아우르는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체 플랫폼 브랜드인 Grabody를 통해 목적별 특화된 이중항체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Grabody-T 플랫폼은 4-1BB 등의 면역세포 활성화 표적을 종양 내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한 T 세포 Engager 플랫폼이고, Grabody-B 플랫폼은 약물을 혈액*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 너머 뇌로 전달하는 기술에 특화된 플랫폼입니다. Grabody라는 명칭은 ‘잡다(Grab)’와 ‘항체(antibody)’를 조합한 것으로, 우리 몸에서 어려운 표적을 붙잡아 원하는 곳으로 운반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주석: BBB(Blood-Brain Barrier)는 뇌를 보호하는 생체 장벽으로, 대부분의 약물은 이를 통과하지 못함

     

    Grabody-B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난제인 BBB 통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기술입니다. 뇌 모세혈관 내피세포로 구성된 BBB는 독성 물질을 차단해 뇌를 보호하지만, 동시에 대부분의 치료제가 뇌 조직으로 진입하지 못하게 막는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일반 항체 치료제의 경우 혈중 농도의 0.1% 미만만이 뇌로 전달될 정도로 BBB 투과가 제한적입니다. Grabody-B 플랫폼은 이중항체의 한 쪽 팔(결합부위)을 BBB 통과 “셔틀”로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한 팔은 치료 표적(뇌 질환 관련 단백질 등)에, 다른 한 팔은 BBB 통과를 매개하는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약물을 능동적으로 운반하는 원리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 Grabody-B 플랫폼 개념도: 왼쪽은 일반 항체의 BBB 투과 한계를 보여주고, 오른쪽은 IGF1R을 표적하는 “분자 셔틀”(녹색)과 치료용 항체(회색)를 결합한 이중항체가 BBB를 통과해 뇌 내 표적에 도달함을 보여준다. 이중항체의 Target 1은 치료 표적(CNS 타깃)이고, Target 2는 BBB 통과를 위한 셔틀 표적(IGF1R)이다.

     

    Grabody-B 기술의 원리는 BBB 내피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수용체를 이용한 “수용체 매개 초월(RMT, receptor-mediated transcytosis)”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BBB 셔틀 수용체로 인슐린유사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선택했는데, 이는 뇌 모세혈관에 풍부하게 발현되어 있고 본래 인슐린이나 트랜스페린 등 생체 리간드와 *교차간섭이 적으면서도 약물 운반 효과가 뛰어난 표적입니다. 다시 말해 IGF1R에 결합하는 항체 조각을 “녹색 셔틀”로 사용하면, 그에 연결된 치료 물질(항체나 기타 약물)을 내피세포 내 섭취->뇌 조직 방출 과정을 통해 효율적으로 뇌로 실어나를 수 있습니다. 실제 원숭이 실험에서 ABL Bio의 Grabody-B 이중항체는 단일항체 대비 뇌 조직 및 뇌척수액 내 약물 농도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한 IGF1R 셔틀 결합이 수용체의 자연 기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뇌 내 면역세포(미세아교)의 병리 단백질 제거를 촉진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이 동물모델에서 입증되었습니다. 종합하면 Grabody-B는 BBB 투과 능력과 뇌 내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하여 설계된 플랫폼으로, 전통적인 항체 치료제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합니다.

     

    주석: 교차간섭(cross-reactivity)이란, 특정 약물이나 항체가 원래 목표로 하지 않은 다른 물질과도 결합해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유발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2. 4.1조 GSK 기술이전: Grabody-B의 글로벌 인정

    제목 IGF1R 기반 BBB 셔틀 플랫폼 Grabody-B(뇌혈관장벽 투과 기술) 기술이전 계약 체결
    주요내용 *투자유의사항
    본 계약을 통한 수익 인식은 개발 및 임상시험과 품목허가 등의 성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 조건에 따라, 규제기관에 의한 연구ㆍ개발의 중단, 품목허가 실패 등 발생시 계약이 해지될 수 있습니다.

    1. 계약상대방 : GSK (GlaxoSmithKline)
        - 국적 : 영국
        - 최근 사업연도('24년) 매출액 : 60조 2,629억원 (GBP 31,376,000,000)

    2. 계약의 내용 :
        - GSK가 당사의 BBB 셔틀 플랫폼 기술(Grabody-B)을 적용한 복수의 신규 타깃(Novel Target) 후보물질을 개발 및 상업화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 이전
        - GSK가 적용하는 모달리티(Modality) : siRNA(small interfering RNA), ASO(Antisense Oligonucleotide) 등을 포함하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 또는 폴리뉴클레오타이드(Polynucleotide) 및 항체(Antibody) 등

    3. 계약체결일 : '25년 4월 5일

    4. 계약기간 : '25년 4월 7일 ~ 로열티 기간 종료일까지

    5. 계약금액

        1) 총 기술이전 금액 : 4,110,425,867,000원 (GBP 2,140,100,000)
              - '24년 매출액(연결 기준) 334억원 대비 12,306%에 해당

           ① 계약금 및 단기 마일스톤 : 148,083,657,000원 (GBP 77,100,000)
              - 계약금(Upfront) : 73,945,795,000원 (GBP 38,500,000)
              - 단기 마일스톤(Near-term Milestones) : 74,137,862,000원 (GBP 38,600,000)

           ② 기타 마일스톤(Milestones) : 3,962,342,210,000원 (GBP 2,063,000,000)
               (임상, 허가, 상업화 등의 성공에 따라 단계별 수령)

        2) 경상기술료(Royalty) : 순매출액에 따라 합의된 비율로 수령

        3) 계약지역 : 전세계
    사실발생일 '25년 4월 5일
    결정일 '25년 4월 5일
    기타 투자관련 주요사항 - Grabody-B는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 BBB) 침투를 극대화시키는 IGF1R(Insulin-like Growth Factor 1 Receptor) 타깃 BBB 셔틀 플랫폼임

    - 당사는 Grabody-B 관련 기술 및 노하우 등을 이전하며, GSK는 Grabody-B 적용 후보물질의 개발 및 상업화 과정에서 필요한 전임상 및 임상 개발, 제조 및 상업화 등을 위한 재량권을 가지며 모든 비용을 부담함

    - 계약금(Upfront)은 계약상대방이 Invoice를 수신한 날로부터 30일 이내 수령 예정임

    - 상기 '3. 사실발생(확인)일' 및 '4. 결정일'은 한국시간 기준 계약 체결 확인일임

    - 상기 '2. 주요내용'에 기재된 원화 금액은 '25년 4월 4일 고시환율(1,920.67원)을 적용하여 환산한 금액임

    표 1. '25년 4월 7일 공시된 기술이전 계약 체결 내용

     

    Grabody-B 플랫폼 가치는 최근 글로벌 빅파마 GSK와의 초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대외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25년 4월 GSK에 BBB 셔틀 플랫폼 Grabody-B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총 규모가 4조1,104억 원(21억4,010만 파운드)에 달하는 메가딜입니다. 이번 계약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역대 2위 규모의 단일 기술이전 사례로, ‘20년 알테오젠의 4조6,700억 원 계약에 이어 두번째로 큰 딜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 즉시 739억 원(3,850만 파운드)의 계약금을 받고, 단기 마일스톤으로 추가 741억 원을 수령하여 단기적으로 총 1,480억 원(7,710만 파운드)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이후 GSK가 Grabody-B를 활용해 개발하는 복수의 프로그램들이 개발, 허가, 상업화 단계별 성과를 달성할 경우 누적 지급액이 최대 3조9,623억 원에 이를 수 있고, 제품 출시 시 매출에 따른 로열티 수입도 얻게 됩니다. 모든 조건이 충족될 경우 계약 총액이 약 4조 1천억 원에 달하며, 이는 에이비엘바이오의 현재 기업가치를 훨씬 웃도는 규모입니다.

     

    이번 계약의 배경에는 GSK의 전략적 필요와 Grabody-B 기술의 확장성이 있습니다. GSK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분야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셔틀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GSK가 Grabody-B를 자사 다수의 신규 타깃들에 적용할 권리를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술이전이 특정 후보물질(신약 후보)에 국한되는 것과 달리, 이번 딜은 “플랫폼 기술” 자체를 여러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형태입니다. 계약에 따라 GSK는 Grabody-B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모달리티(Modality)의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인데, 여기에는 siRNA(small interfering RNA, 짧은 이중가닥 RNA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치료제), ASO(antisense oligonucleotide,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표적 RNA와 결합해 작용을 억제하는 치료제)와 같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계열 신약부터 항체 치료제까지 폭넓은 접근이 포함됩니다. 쉽게 말해 에이비엘바이오의 셔틀을 이용해 유전자 치료제조차 뇌 속으로 보내겠다는 것으로, 이는 Grabody-B 플랫폼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해당 플랫폼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GSK에 이전하고, GSK는 구체적인 전임상·임상 개발, 제조, 상업화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번 계약의 의미는 단순한 수익 이상의 것입니다. 먼저, 에이비엘바이오 입장에서는 글로벌 빅파마가 플랫폼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준 사례로서, 향후 다른 제약사들과의 추가 협상에서도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실제 회사 측은 “이번 GSK 딜은 시작에 불과하며, 향후 추가 기술이전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GSK 측도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BBB를 극복할 플랫폼 기술 확보 의지를 보여주는 계약”이라고 평가했습니다. GSK는 Grabody-B를 자사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의 중심으로 활용할 것이라 언급하며, “유망한 항체 치료제들도 셔틀 없이는 뇌에 효과적으로 도달하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향후 GSK가 진행할 여러 뇌질환 치료제 프로그램에서 에이비엘바이오 기술이 핵심 요소로 쓰일 것임을 시사합니다. 한편, 이번 계약 대상에서 기존에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 표적인 아밀로이드β(Aβ)와 타우 단백 등이 제외되고 새로운 신규 타깃들로 범위를 한정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GSK가 남들과 다른 혁신적 타깃을 겨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어쨌든 에이비엘바이오에 유리한 조건—예를 들어 Aβ, 타우 등은 추후 에이비엘바이오가 자체 개발하거나 타 파트너와 협력할 여지가 남음—으로 협상이 체결된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결과적으로 GSK와의 4.1조원 Grabody-B 계약은 에이비엘바이오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과 신뢰성을 확인시킨 사건이며,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3. 주요 파이프라인 현황과 상업화 가능성

    그림 2. 에이비엘바이오 주요 파이프라인

     

    에이비엘바이오는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다수의 파이프라인 신약후보를 개발 중이며, 이 가운데 전임상 단계에서 이미 기술이전된 사례도 두 개나 있습니다. 대표적인 주력 파이프라인으로는 퇴행성뇌질환 분야의 ABL301항암 이중항체 ABL111이 있습니다.

    • ABL301 (파킨슨병 치료 이중항체): ABL301은 앞서 설명한 Grabody-B 플랫폼을 적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입니다.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 단백질로 지목되는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 응집체를 표적하는 항체에 IGF1R 셔틀을 붙인 형태의 이중항체로, 뇌 내 알파-시뉴클레인 병리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여 병의 진행을 막는 질병완화제(DMT)를 목표로 합니다. ABL301은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제약사의 러브콜을 받아, ‘22년 1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Sanofi)에 기술이전되었습니다. 전임상 단계에서 체결된 이 딜은 총 규모 10억6천만 달러(약 1조3천억 원)에 달하며, 계약금 7,500만 달러(약 900억 원)를 포함하고 있어 당시 국내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ABL301은 미국에서 임상 1상(건강한 지원자 대상 안전성 평가)을 진행 중이며, ‘24년 하반기 1상 종료 시 사노피가 바로 파킨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시작할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실제 최근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에 ABL301의 제조 기술 이전을 완료하여 마일스톤 500만 달러를 수령했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사노피 측이 2상 진입 등 차기 단계를 준비 중임을 시사합니다. 연구 단계에서도 ABL301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데이터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사노피가 국제학회(AD/PD)에서 발표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ABL301은 IGF1R의 자연 기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뇌 내 미세아교세포의 알파-시뉴클레인 응집체 제거를 촉진하여 신경세포 손실과 운동결함을 개선했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숭이 실험에서 뇌조직 내 약물 농도가 단일항체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는 점도 확인되었죠. 이러한 데이터들은 Grabody-B 플랫폼의 실제 치료 효과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임상 1상 결과가 나오면 그 가치가 더욱 부각될 전망입니다. 사노피에 기술이전된 계약 구조상, 임상 개발과 상업화는 사노피가 주도하며 에이비엘바이오는 개발 성공 시 단계별 마일스톤로열티를 수령하는 파트너로 참여하게 됩니다. 즉 ABL301은 이미 상업화 파트너를 확보한 상태로 개발이 순항 중이며, 임상 성공 시 사노피라는 거대 제약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림 3. ABL301 소개

    • ABL111 (고형암 치료 이중항체): ABL111은 면역항암 분야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Claudin 18.24-1BB라는 두 표적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 신약입니다. 위암과 췌장암 등 일부 고형암에 특이적으로 과발현되는 세포막 단백질이 클라우딘18.2이고, 4-1BB는 T세포 등에 발현되어 자극 시 강력한 면역반응(항암 작용)을 유도하는 수용체입니다. 기존 면역항암제들이 4-1BB 자극을 활용하려다 온몸의 면역세포를 과활성화하여 간독성 등 부작용 문제가 있었던 반면, ABL111은 클라우딘18.2 종양세포에 결합할 때만 4-1BB를 활성화하도록 설계되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강력한 항암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기전입니다. 이론상 암세포가 있는 환경에서만 T세포를 자극하기 때문에 안전성과 효능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신개념 면역항암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중국 아이맵(I-Mab)이 공동 개발 중인 ABL111은 ‘23년 기준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 시험이 진행되었고, 최근 중간 결과가 공개되었습니다. 그 결과 용량제한독성(DLT) 없이 안전성이 입증되었고, 일부 환자군에서 고무적인 항암 효과가 관찰되어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위암, 식도암 환자 17명에 대한 분석에서 ABL111 투여 시 24%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였으며, 특히 최적 용량으로 판단된 12mg/kg 투여군에서는 ORR 40%에 달해 유의미한 효능 신호를 보였습니다. 비교차원에서, 글로벌 제약사 아스텔라스가 개발한 클라우딘18.2 단일항체인 졸베툭시맙의 경우 단독요법 임상 ORR이 1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ABL111의 초기 데이터는 이를 상회하는 결과여서 더욱 주목됩니다. 뿐만 아니라 졸베툭시맙은 종양에서 클라우딘18.2 발현율이 70% 이상 되는 환자에서만 효과를 보이는 반면, ABL111은 클라우딘 발현이 11%에 불과한 환자에서도 암세포가 부분 관해(PR)되는 사례가 나왔습니다. 이는 ABL111이 저발현 환자층까지 포괄하는 범용적 효능을 가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현재 ABL111은 임상 1b상 단계로서,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기 위한 화학요법·면역항암제 병용 임상과 말기 3차 치료제로서의 단독요법 임상을 병행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발 파트너인 아이맵과 에이비엘바이오는 향후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력이나 라이선스 아웃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ABL111의 희귀의약품 지정(미 FDA) 등을 받아 개발 가속화에 유리한 상황입니다. 종합하면 ABL111은 상업적 잠재력 면에서 글로벌 빅파마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데이터를 보여주기 시작했으며, 향후 임상 진행과 파트너십 체결 여부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파이프라인입니다.

    이밖에도 에이비엘바이오는 다수의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을 보유합니다. ABL503PD-L1 x 4-1BB 이중항체로 아이맵과 공동개발 중이고, ABL105HER2 x 4-1BB 이중항체로 진행 중입니다. 또 ABL001(VEGF x DLL4)은 항angiogenesis(항신생혈관) 기반 항암 이중항체로 이미 ‘18년 미국 Compass사에, ‘20년 한독에 기술이전 되어 글로벌 임상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적응증에 도전하고 있으며, 일부는 외부 자본으로 개발 부담을 공유하면서 사업개발 성과를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입니다.

     

    4. Grabody-B BBB 투과 기술의 차별성 및 확장성

    에이비엘바이오의 Grabody-B 플랫폼은 경쟁 기술 대비 몇 가지 뚜렷한 차별점을 지닙니다. 우선 표적 수용체의 선택입니다. 경쟁사들이 보편적으로 BBB 셔틀로 활용해온 표적은 트랜스페린 수용체(TfR)나 인슐린 수용체(IR) 등이었습니다. TfR은 뇌 혈관에 풍부하고 리간드-수용체 매개 수송으로 알려진 경로지만, 체내에 트랜스페린(철분 운반 단백질)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포화되거나 빈혈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지적되어 왔습니다. 인슐린 수용체 역시 인슐린과의 상호작용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IGF1R은 인슐린과 유사한 성장인자에 반응하지만 주요 대사경로와는 약간 분리되어 있고, 적절히 조작하면 뇌로의 약물 수송능력은 높이면서 생리적 기능 교란은 최소화할 수 있는 표적입니다. 실제 Grabody-B 기반 ABL301의 경우 IGF1R 수용체의 본연 기능(성장신호)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약물 전달 효과를 달성했음을 전임상으로 입증했고, 이러한 안전성 이점은 나중에 인체 적용 시 매우 중요한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Grabody-B는 항체뿐 아니라 다양한 분자에 적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는 확장성이 돋보입니다. 이번 GSK 계약에서도 드러났듯, 항체-약물 접합체(ADC), 단백질, 효소, 유전자 치료제(ASO, siRNA 등) 여러 유형의 치료물질에 접목하여 뇌 전달 플랫폼으로 활용될 전망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뇌질환에 유망하지만 BBB 투과 한계로 개발에 난항을 겪던 유전자 침묵 치료제(siRNA)나 안티센스 치료제(ASO)를 Grabody-B 항체와 결합하거나 탑재하여 전달하면, 약효를 뇌에서 제대로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멀티 모달리티 확장은 경쟁 기술 중에서도 에이비엘바이오가 한 발 앞서 있는 부분으로 평가됩니다. 경쟁 BBB 플랫폼을 보유한 미국 Denali Therapeutics 역시 항체 외에 효소 등을 운반하는 TV(Transport Vehicle), ETV(Enzyme Transport Vehicle)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분야까지 본격화한 사례는 드뭅니다. 반면 Grabody-B는 이미 플랫폼 딜을 통해 다수 프로그램에 동시다발적 적용이 예고되어 있어, 향후 적용 범위와 데이터 축적 속도 면에서 선점 효과를 기대할 만합니다.

     

    Grabody-B의 확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에이비엘바이오 자체 파이프라인 외에도 외부 파트너의 프로젝트에 적용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GSK 계약 대상에 GSK의 자체 신약 후보들이 포함될 텐데, 시장에서는 그 중 하나로 GSK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용 항체인 Latozinemab에 Grabody-B를 접목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만약 기존 뇌질환 항체들에 이 기술을 추가해 뇌 투과율을 높인 개량 신약을 만든다면, 플랫폼 로열티 수익뿐 아니라 환자 치료 측면에서도 큰 혁신이 될 것입니다. 또한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딜 외에도 다른 제약사들과 Grabody-B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며,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분야 전문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행보는 Grabody-B 플랫폼이 단일 파이프라인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술임을 보여주며, 기업 가치에도 숨은 옵션 가치(hidden value)로 작용하게 됩니다.

     

    5. 경쟁사들과의 비교: Denali, BioArctic, Aliada 등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셔틀 기술과 사업전략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해외 경쟁 기업들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주요 비교 대상으로는 미국의 Denali Therapeutics, 스웨덴의 BioArctic, 그리고 '24년에 주목받은 신생 기업 Aliada Therapeutics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각기 다른 강점을 지녔지만, 뇌 질환 분야의 혁신기술대형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성장해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Denali Therapeutics (나스닥: DNLI)“BBB 플랫폼의 선구자”: Denali는 ‘15년 전(前) Genentech 출신들이 설립한 신경퇴행질환 신약회사로, BBB 투과 기술인 TV(platform)를 앞세워 업계 주목을 받았습니다. Denali의 Transport Vehicle (TV) 플랫폼은 항체 등의 Fc부분을 엔지니어링하여 트랜스페린 수용체(TfR)에 결합시키는 방식이며, 이를 통해 대분자 치료제를 뇌로 능동 수송합니다. Denali는 이 기술로 개발한 신약 후보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굵직한 파트너십도 성사시켰습니다. ‘18년 일본 다케다제약과 3개의 프로그램에 대한 옵션 협력 계약을 맺었는데, Denali가 pre-IND 단계까지 개발하면 Takeda가 공동개발할 수 있는 구조로 1억5천만 달러의 초기금과 단계별 최대 2억4천만 달러 규모 마일스톤이 제시되었습니다. 더 크게는 ‘20년 바이오젠(Biogen)이 Denali의 LRRK2 저해제 프로그램에 투자하여, 선불금 5.60억 달러와 지분투자 4.65억 달러총 10억 달러 이상을 선지급하고 이후 11억 달러 규모 마일스톤에 합의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딜로 공동개발된 파킨슨병 약물이 현재 BIIB122라는 이름으로 임상 2/3상을 진행 중입니다. Denali는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으로 헌터증후군(Hunter syndrome) 등에 대한 ETV:IDS 효소치료제(DNL310)도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며, 기술력과 임상데이터 양면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측면에서 Denali는 현재 약 20.2억 달러 수준(한화 약 2.8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데, 이는 에이비엘바이오(3.3 조원)보다 약간 낮은 수준입니다.
    • BioArctic (스톡홀름: BIOA B)알츠하이머 신약 공동개발 성공신화”: BioArctic은 스웨덴의 바이오텍으로, BBB 셔틀 같은 플랫폼 기술을 내세우진 않았지만 퇴행성 뇌질환 분야의 혁신 신약 개발로 유명합니다. 이 회사가 일본 에자이(Eisai)와 공동개발한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레카네맙(lecanemab)이 ‘23년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며 큰 성공을 거두었고, BioArctic은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BioArctic은 ‘05년 설립 이후 알츠하이머 외에도 파킨슨병(α-시뉴클레인 표적 항체) 파이프라인을 AbbVie와 협력하는 등 일찍부터 글로벌 제약사들과 제휴해 왔습니다. 비록 AbbVie와의 파킨슨 항체 공동연구는 1억3,000만 달러 정도를 받고 ‘21년에 종료되었지만, 알츠하이머 신약 성공으로 기술력과 상업화 역량을 입증했습니다. BioArctic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7.7억 달러 수준(한화 2. 4조 원)으로, 에이비엘바이오보다 낮습니다. 다만 BioArctic은 이미 제품 출시로 현금흐름이 창출되는 단계라는 점에서, 아직 임상 단계인 에이비엘바이오와는 처한 상황이 다릅니다. BioArctic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작은 바이오텍도 빅파마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블록버스터 신약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고,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GSK·사노피 등과의 공조로 “한국판 BioArctic”이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점입니다.
    • Aliada Therapeutics신생 BBB 플랫폼, 대형제약에 피인수”: Aliada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으로, ABBV-μ(AbbVie의 벤처 부문)와 RA Capital 등이 투자한 BBB 플랫폼 전문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에이비엘바이오, Denali와 마찬가지로 RMT 기반의 BBB 투과 기술(MODEL 플랫폼)을 보유했는데, 특징은 트랜스페린 수용체(TfR)와 CD98hc 수용체 두 가지를 조합해 뇌 전달을 극대화한 점입니다. Aliada는 이를 이용해 항-Aβ 항체(특히 변형된 Aβ인 3pE-Aβ 표적)인 ALIA-1758을 개발하여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었는데, 이 선도 물질과 BBB 플랫폼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AbbVie가 ‘24년 10월 Aliada를 전격 인수했습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투자유치 이력이 많지 않은 신생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빅파마에 피인수(exit)됨으로써 기술력을 입증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AbbVie는 Aliada 인수를 통해 알츠하이머 항체 파이프라인과 BBB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게 되었고, “CNS 약물전달 플랫폼을 강화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례는 대형 제약사들이 우수한 BBB 플랫폼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경우 이미 유사한 맥락에서 GSK와 거액의 라이선스 협력을 맺었지만, 향후 글로벌 회사의 인수 표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Aliada처럼 조기에 매각하는 시나리오보다는, 현재로서는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어쨌든 글로벌 시장에서 BBB 셔틀 분야의 각축전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밖에도 BBB 투과 기술을 개발 중인 플레이어로 스웨덴 BioInvent, 일본 JCR 파마(혈액질환 효소의 BBB 투과 기술 보유) 등도 거론되나, 기술이전 계약 규모나 시장 평판 측면에서 에이비엘바이오가 현재 가장 앞서 있는 그룹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경쟁사들과의 비교에서 드러나듯, 에이비엘바이오는 플랫폼 기술 수준에서 Denali, Aliada 등에 필적하는 셔틀 기술을 갖췄고 이미 대형 딜도 성사시켰으며, BioArctic처럼 글로벌 신약 성공사례를 만들어갈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매력을 지닙니다.

     

    6. 에이비엘바이오의 적정 시가총액

    에이비엘바이오는 ‘23~’24년 일련의 성과를 통해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GSK 딜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하며 '25년 5월 현재 시가총액이 약 3조 원대에 진입해 코스닥 시총 Top 15 내외를 기록 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일각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여전히 글로벌 동종 기업 대비 저평가되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엄민용 연구원은 “긍정적 임상 결과 및 추가 기술이전 시 경쟁사 Denali Therapeutics의 시총에 비해 저평가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분석보고서 발간 당시 Denali 시가총액은 4조원이었음을 참고) 실제 앞서 비교한 Denali의 경우 현재 시총이 23조 원대로 에이비엘바이오와 비슷하지만, 이미 계약이 취소된 프로그램들조차 포함된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반면 에이비엘바이오는 Sanofi 딜에 이어 GSK 딜로 플랫폼 검증을 확실히 받았고, 임상 결과도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잠재력에 비해 현 주가 수준이 높지 않다는 의견입니다.

     

    그렇다면 에이비엘바이오의 적정 시가총액은 어느 정도로 볼 수 있을까요? 이는 여러 가정과 변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몇 가지 접근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비교기업 시총 대비: Denali(미국) ~$20.2억, BioArctic(스웨덴) ~$17.7억, 국내 타 바이오텍 사례 등을 고려하면, 에이비엘바이오의 현재 약 $25억(3조원 초반) 수준 시총은 비교기업 평균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Denali는 아직 플랫폼 완전 검증 전임에도 ‘21년 한때 시총 $80억을 넘겼던 전례가 있고, BioArctic은 레카네맙 승인 후 시총이 2배 이상 뛰었습니다. Grabody-B 플랫폼의 향후 확장성추가 파이프라인 성공 가능성을 감안하면, 에이비엘바이오도 상승 여력이 있다 볼 수 있습니다.
    • 기술이전 계약 가치 대비: 이미 체결된 두 건의 기술이전(사노피 $10.6억 + GSK $30억 이상 잠재 총액)을 단순 합산하면 $40억+ (한화 5조+ 원)에 달합니다. 물론 이는 모두 성공 시 받을 최대치이고 현재 당장 확보된 현금은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외부 평가금액이 기업 가치 산정의 힌트가 됩니다. 여기에 ABL111 등 미기술이전 파이프라인들의 가치를 추가하고, 플랫폼의 추가 딜 옵션 가치까지 고려하면, 일각에서 거론되는 “시총 10조 원” 전망도 과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실제 투자자 커뮤니티나 일부 리포트에서는 “근본이 다른 플랫폼 기업으로서 시총 10조 원까지 볼 수 있다”는 과감한 주장도 있습니다.
    • 현금흐름 및 수익 전망 대비: ‘22년 사노피 계약금 수취로 흑자 전환을 경험했던 에이비엘바이오는, ‘25년부터 GSK 계약금 유입 및 단기마일스톤 등으로 별도 재무제표상 의미있는 매출이 발생할 전망입니다. 만약 ‘25~’26년에 ABL301이나 ABL111 중 추가 기술수출이 일어나거나 임상 2상에서 성과를 보여줄 경우, 글로벌 빅파마들로부터의 러브콜이 잇따르면서 기업가치는 재평가될 것입니다. 기술수출은 곧바로 현금과 기업가치로 연결되고, 신약 승인은 엄청난 현금흐름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러한 이벤트 각각이 시총 레벨업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에이비엘바이오의 가치는 현재 수준의 수 배까지도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물론 리스크 요인도 있습니다. 임상 개발 특성상 실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경쟁사들의 진입,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 등에 따라 라이선스 사업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비엘바이오는 하나의 프로젝트에 회사 운명을 걸기보다는 여러 파트너십과 다중 파이프라인으로 위험을 분산시키고 있고, 풍부해진 현금으로 자체 개발 여력도 확보했습니다. 현재 주가에 상당 부분 기대가 반영되었다 해도, 성공 시 파급력은 훨씬 크기에 우상향 옵션이 열려 있는 구조라 볼 수 있습니다. 향후 성과에 따라 5조, 10조 원대도 도전 가능한 성장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7. 주요 용어 해설 (약어 및 전문용어)

    • BBB (혈액뇌장벽, Blood-Brain Barrier): 뇌 혈관의 모세혈관 내피세포들이 치밀한 연결을 이루어 형성한 장벽으로, 뇌로 유입되는 물질을 선택적으로 통제합니다. 유해 물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약 98%의 약물이 BBB를 통과하지 못해 뇌질환 치료 개발의 큰 장애물이 됩니다.
    • ASO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Antisense Oligonucleotide): 특정 유전자 mRNA와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해당 유전자 발현을 막는 짧은 핵산 조각(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입니다. 유전 질환이나 신경퇴행질환에서 돌연변이 혹은 병리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치료전략으로 사용됩니다.
    • IGF1R (인슐린유사성장인자 1형 수용체): 인슐린과 구조가 유사한 호르몬인 IGF-1이 결합하는 세포막 수용체입니다. 뇌를 포함한 다양한 조직에서 성장 및 생존 신호를 전달합니다. BBB 셔틀 표적으로 활용할 경우, IGF1R에 결합한 물질이 세포 내로 흡수되어 반대쪽 뇌측으로 운반되는 수용체 매개 초월(RMT) 작용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siRNA (small interfering RNA): 표적 mRNA를 분해하여 유전자 발현을 침묵시키는 약 20bp 길이의 작은 이중가닥 RNA 분자입니다. 우리 몸 세포의 RNA 간섭 기전을 활용한 것으로, 특정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됩니다. BBB 투과가 어려워 뇌질환에 적용하기 힘들었지만, BBB 셔틀 기술과 결합해 뇌 전달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 4-1BB (TNFRSF9): 면역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공동자극 수용체의 하나로, 리간드가 결합하면 T세포 증식과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해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합니다. 단일항체로 4-1BB를 자극하면 전신 부작용이 심해 이중항체 등으로 국소적 자극을 주는 전략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 Claudin 18.2: 위암, 췌장암 등 상피유래 암세포에서 과발현되는 세포간 밀착연접 단백질입니다. 정상 위점막에도 발현되나 체순환과 격리되어 있고, 암 조직에서 표적하기 좋다는 점에서 항암 표적으로 각광받았습니다. 이 단백질을 겨냥한 항체 졸베툭시맙이 개발돼 임상 3상을 성공하며 상용화 단계에 있습니다.
    • LRRK2 (Leucine-Rich Repeat Kinase 2): 파킨슨병 관련 유전자로, 변이가 있으면 효소 활성이 증가해 신경세포에 유해한 영향을 줍니다. LRRK2를 억제하는 경구약은 파킨슨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Denali와 Biogen의 BIIB122 등이 대표적입니다.
    • 기술이전 (Licensing-Out): 개발 중인 신약 후보나 플랫폼 기술에 대해 개발·상업화 권리를 제약사에 넘기고, 그 대가로 계약금과 개발단계별 마일스톤, 로열티 등을 받는 거래를 말합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 Grabody-B 등에 대해 사노피, GSK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습니다. 일반적으로 L/O라고 줄여 부르기도 합니다.

    이번 에이비엘바이오 사례는 한국 바이오텍이 어떻게 자체 플랫폼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다각도의 파이프라인으로 질병 미충족 수요에 도전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첨단 이중항체 기술과 BBB 셔틀 플랫폼의 결합은 향후 난공불락의 뇌질환 치료 영역을 개척할 “게임 체인저”로 기대됩니다. 혁신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업의 적정 가치도 재평가받아, 궁극적으로 투자자와 환자 모두에게 이득을 가져오는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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