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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비온 (203400) 8/30~8/31 청약. IPO이후 관심 가져볼 기업!
    공모주. 청약부터 매매까지 2021. 8. 30. 13:29

    그림 1. 에이비온 파이프라인 현황

    0. 흥행과 관계없이 잘 쓴 투자설명서 

    최근 여러 기업들의 IPO 투자 설명서를 읽어보고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있다면, 너무 대충 쓴다는 것이었다. 투자자들을 자극하는 용어들만 잔뜩 나열하고, 이 회사가 진짜 무엇을 하는지는 잘 알 수 없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투자설명회를 보아도, 저 사람들이 과연 자기 회사의 내용을 알고 얘기하고 있는 건지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이는 실제로 그 회사가 그런 일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라면 그것과 연관 있는 분야와 엮어서 기업 가치를 부풀리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숨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이 보는 투자설명서라면 투자 심리를 자극적인 용어를 쓰기보다는 진짜 회사가 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쉽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에이비온의 투자설명서는 최근 공모주 투자설명서 중에서 가장 정성 들여 투자자들에게 이해를 높이고자 한 부분이 느껴져서 IPO의 흥행과 관련 없이 높이 평가하고 싶다. 바이오 기업이라 난해한 용어들이 많기는 하지만, 왜 본인들의 파이프라인이 경쟁력이 있는지, 경쟁 회사들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투자설명서를 통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일독을 권하고 싶은 바이오기업 투자설명서라 할 수 있겠다.

    1. 대표 파이프라인: ABN401- c-MET inhibitor

    동사의 대표 파이프라인은 저분자화합물로 개발 중인 ABN401로 고형암의 대표 원인 중 하나인 c-MET을 표적 하는 물질이다. c-MET 단백질은 우리 인체 내에서 발현되는 단백질로, 간세포성장인자(HGF)와 결합하여 세포의 생성과 성장에 관여한다. 비정상적으로 MET 발현 유전자가 증폭되거나 결실될 경우 c-MET에  변이가 생길 경우 폐암, 위암, 간암, 신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을 유발한다. ABN401은 비정상적인 c-MET 활성을 저해하는 후보물질로,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1.1 신부전 부작용 최소화로 경쟁 물질과 차별화

    그림 2. Quinoline을 포함하고 있는 실패한 c-MET 저해제 구조(투자설명서)

    c-MET inhibitor를 만드는 회사는 동사만 있는 것은 아니고, 이미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성과는 2010년 전후로 나타나고 있는 물질이다. 다만, 그동안 타제약사들에서 개발한 화합물들이 퀴놀린(quinoline)이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퀴놀린은 간에서 대사 작용을 거쳐 2-quinolone으로 전환되는데, 체내 용해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이렇게 되면 신장에서 잘 배설되지 않고 재결정화되어 신부전의 원인이 된다. 2010년대 전후로 개발중이었던 화이자, 일라이릴리, 존슨앤존슨의 c-MET inhibitor는 모두 심각한 신부전 부작용을 갖고 있어 실패했다.

     

    그림 3. 품목허가를 받은 노바티스 타브렉타도 퀴놀린 구조를 가지고 있음

    노바티스 타브렉타(Capmatibib)는 2020년 미국 FDA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c-MET 저해제로, 유효성은 탁월하나 이 역시 약물 구조에 퀴놀린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신부전 부작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동사 ABN401의 경우, 퀴놀린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c-MET 억제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고 한다. 임상 진행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노바티스 타브렉타보다 부작용을 낮출 수 있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림 4. ABN 401 구조

     

    1.2 병용요법 채택으로 L/O 가능성 높음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가 백신과 CDMO에 초점이 맞춰지기 전에 투자 관점에서 유행했던 분야가 항암제 병용치료 요법이었다. 헬릭스미스와 신라젠, 에이치엘비 사태를 거치면서, 아무리 높은 임상 단계와 뛰어난 약물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단독요법으로는 아직 한계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현실적으로 기존 치료제와 병용 치료를 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L/O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병용요법으로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을 찾았다. 

    ABN-401 역시 병용요법을 염두해 두고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c-MET의 변이는 주요 고형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기존 고형암 치료제에서 ABN-401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특히 동사가 1차로 타깃하고 있는 비소세포폐암 시장은 EGFR 저해제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EGFR 저해제의 경우 주요 내성기작의 원인 중 하나가 c-MET 변이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병용요법으로 개발 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한다.

     

    그림 5. ABN401 병용대상 약물리스트

     

    2. ABN-101: 인터페론 베타의 바이오베터

    기존 인터페론-베타 치료제의 바이오 베터 버전이다.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인터페론-베타의 구조를 개량하여, 안정성, 용해도, 약동성을 향상했다. 인터페론 베타는 항바이러스 질환에 주로 쓰이며, 동사는 일차적으로 다발성 경화증을 타깃하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재발이 반복되며 악화되는 난치성 희귀 질환이다.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고, 치료는 재발의 빈도와 심한 정도를 줄이는 역할에 한정하고 있다. 인터페론-베타 역시 그런 용도로 쓰이고 있으며, 여느 바이오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주사제로 맞는데, 격일 또는 일주일 3회 맞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 매우 불편한 약물이다. 

    그림 6. ABN101 공정의 높은 생산력(투자 설명서)

    동사가 개발중인 ABN-101은 기존 인터페론 베타 대비 체내 안정성이 향상된 구조를 가지고 있어 투약 주기를 대폭 개선할 수 있다. 기존 약물은 환자가 주 3회 자가 주사해야 하는데 반해, ABN101은 주 1회만 투여하더라도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CMO 계약으로 생산성 향상, 기존 약물 대비 최소 3분의 1 수준으로 약가를 책정할 수 있어 기존 인터페론-베타 약물이 가지고 있는 잦은 투여와 고가의 가격이라는 unmet needs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3. 임상 진척도가 느린 점은 단점

    그림 7. 에이비온 파이프라인별 성장 전략

    저분자화합물 고형암 치료제, 인터페론 베타 바이오 베터, 생물 재난 관련 감염병 대상 정부지원 프로젝트 등 파이프라인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 ABN-401은 단독으로 개발할 수 있으나, c-MET inhibitor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글로벌 제약사에 라이선스 아웃으로 기존 치료제와 병용치료로 개발하려는 전략도 현실적이고, 단독 요법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ABN-101 역시 개발만 된다면 기존 인터페론-베터 치료법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모든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척이 느리다는 점이 단점이다. 임상단계가 초기라는 말이 아니라, 진행이 느리다는 의미이다. ABN-101은 2016년 기사에서 살펴보면 후보물질 발굴 단계였으며, 현재 비임상 단계이다. 회사 측에서는 올해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팩트는 비임상 단계이다. 그 외 ABN-501 역시 비임상 단계이고, ABN-401을 제외하고 유의미한 임상 진척이 이루어지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실질적으로 전무하다.

    4. 기관 수요예측은 흥행 실패

    그림 8. 에이비온 IPO 기관 수요예측 결과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인 17,000원 결정됐지만, 에이비온의 기관 수요예측은 단순 경쟁률 139.36:1로 부진했다. 신청건수 자체도 385건에 불과해, 흥행 기준인 1,500건에 한참 못 미쳤다. 흥행 부진의 원인은 1) 60%가 넘는 유통 물량, 2) 대주주 지분 구조, 3)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로 생각해볼 수 있다.

    4.1 60%가 넘는 유통 물량

    그림 9. 에이비온 IPO 이후 지분구조(기관 확약 미반영)

    동사의 상장 후 유통물량은 916만 주로 전체 발행주식수의 60.1%를 차지한다. 공모주 흥행에는 매우 부정적인 요소이다. 공모주를 제외한 기존 주주 물량이 45.1%가 되기 때문에, 공모주 청약 기관투자자에게 아무리 확약을 많이 걸어준다 해도,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유통 시총은 1,558억 원이라, 스몰캡 딜임에도 그 효과를 누리기 힘들다.

    4.2 대주주 지분 구조

    회사의 대주주는 설립멤버중 하나인 신영기가 아니라 [에스티-스타셋 헬스케어조합 제1호]로 사모펀드다. 2014년에 코넥스 상장 이후 에이비온은 몇 차례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 바 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상기 언급했던 임상 진행이 느리다는 점이 주요 사유였다. 

    그림 10. 의결권 공동보유약정 체결 현황(투자설명서)

    사모펀드(GP)는 특성상 (LP)들에게 투자 수익금을 돌려줘야 한다. 언젠가 엑싯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위험을 예상하고 해당 사모펀드와 신영기 대표이사 간에 의결권 공동행사 기간을 지정했다. 향후 1년간은 대주주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은 낮으나, 필자가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떻게 이런 구조가 탄생했느냐는 점이다. 

    바이오 회사들의 경우 대학에서 연구를 주로 하신 교수님들이 창업을 하신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경영 능력이 약할 수 있다. 에이비온은 2014년 코넥스 상장 이후 대주주가 두 차례 바뀌었다. 2017년 케이피엠테크가 기존 주주들의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 지위를 획득했고, 2019년 에스티-스타셋 헬스케어조합 제1호가 다시 같은 방법으로 대주주 지위를 얻었다. 코넥스 상장은 2014년에 했는데, 코스닥 상장은 계속 실패했다. 기존 투자자들이 엑싯할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점차 설립자들의 입지가 계속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모든 주식들이 그렇지만 불안한 지분 구조는 기업의 영속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림 11. 에이비온 최대주주 변경 내역

    4.3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가 올해 꼭 안 좋지는 않다. 다만, 섹터 내에서도 다양한 테마가 존재하며, 올해는 특정 테마에 쏠림 현상이 유독 심한 편이다. '백신 관련, CDMO, mRNA'가 올해 핵심 테마라 할 수 있겠는데, 에이비온은 안타깝게도 이 세 테마에 이름이 없다. 병용치료 표적 항암제 타이틀을 달고 있다 하더라도, 시장에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상기 사유와 함께 기관에서 외면을 받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5. 결론: 청약은 늘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IPO 이후 관심 가져볼 기업

    코넥스 기업이라 주식 거래가 가능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글을 쓰는 현재(8/30 1:12 기분) 에이비온은 17.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실 공모가와 크게 차이 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코넥스 시장에서 매수해도 상관은 없다. 오히려 묶이는 돈을 생각한다면, 코넥스 매수가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림 12. 에이비온 최근 6개월 코넥스시장 주가 흐름

    2014년에 코넥스 시장에 상장해 7년 만에 코스닥에 이전 상장하는 회사이니 만큼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역시 1년 내 엑싯을 고려하고 있다면, 회사 성과를 좀 더 높일 필요는 있다고 판단한다. 투자 단가를 고려했을 때, 회사를 방치한다면 충분히 그 주가에도 도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IPO 이후 관심기업으로 모니터링할 생각이다. 임상 진척이 느리지만, 보유한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는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한다. 개인적으로 백신과 CDMO 테마가 끝나면 다시 항암제 분야가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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